28시간의 진통, 그리고 제왕절개 수술 후... > 감사의편지

안녕하세요 :)

갑작스러운 이사로 인해 30주 가량부터 분당제일여성병원에 다니게 된 초산부입니다.

처음에 담당 주치의 선생님을 결정할 때 이희종 선생님에 대한 평이 좋았고,

경험도 많으신 분인 것 같아 안심하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진료를 받으러 오면 대기 시간이 항상 길고, 주말에는 예약이 안 잡혀 다른 선생님께 진료를 봐야 할 만큼 인기가 많은 분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구요. ㅎㅎㅎㅎ

쿨하시다는 평도 많았는데, 저는 오히려 지난번에 다니던 병원의 주치의 선생님보다 더 친절하시고 설명을 잘 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정일 전 날 새벽,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졌고 병원으로 내원하여 유도분만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촉진제를 투여하였는데도 저녁까지 자궁문이 충분히 열리지 않은 상태였고, 따라서 무통주사도 맞지 못하였습니다.

밤 사이에는 진진통이 오길 바라며 다음 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음 날에도 여전히 자궁문이 열리는 속도가 더뎠습니다.

오전에 이희종 선생님께서 다녀가셨을 때 넌지시 제왕절개 수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남편과 저 모두 수술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던 터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후에 한 번 더 오셔서 강한 어조로 엄마와 아기의 안전을 위해 수술을 진행하자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오히려 지금까지 고생했기 때문에 일말의 후회도 없었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안도와 아쉬움과 두려움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 때문에 왈칵 울음이 터졌는데,

이희종 선생님께서 '엄마, 고생했어요. 엄마는 할 도리 다 했어'라며 따뜻하게 위로해 주셨습니다.

셋째까지 계획하고 있었기에 선생님께서 훨씬 신경써서 잘 봉합해 주시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28시간의 긴 진통 끝에 제왕절개 수술로 예쁜 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입원기간 동안에도 오전, 오후에 한 번씩 회진을 오셨고, 

퇴원 후 외래에서도 정말 감사했다며 인사를 전하자 오히려 너무 오래 고생시켜서 미안했다는 말씀을 하셔서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도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기에 산부인과가 얼마나 힘든 곳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보람도 크지만 그만큼 엄마와 아기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데, 이번 출산을 통해 이희종 선생님과 분당제일여성병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