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사 올립니다^^ > 감사의편지

좀 더 일찍 글을 적고 싶었는데, 산후조리에 초보 엄마라 어설픈게 많아 컴퓨터에 앉아 볼 시간도 없었네요.

출산했던 순간에는 죽고싶다라고 생각할만큼 힘들었는데,

아직 26일밖에 안지났지만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점점 흐릿해지네요. 다행이에요^^

41주가 넘어도 나올 생각이 없는 복중태아때문에 결국 유도분만 날짜를 잡았어요.

태반이 노화되기 시작했고 양수양이 시원찮아 월요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 토요일에 날짜를 잡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난산일 줄 모르고 룰라랄라 이제 만나는거야? 생각하며 걱정반 기대반으로 토요일 오전 7시까지 병원에 갔드랬죠.

결국 복중태아는 일요일 오전 11시 55분에 제왕절개로 나왔습니다ㅠ

약 30시간 동안 지옥을 경험했네요.

촉진제를 쓰니 진통은 시작되는데 자궁문은 열리지 않고,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고, 고관절 통증으로 움직임이 불편한데 수액땜에 자꾸 화장실을 드나들어야하고, 누워 있어야 진행이 잘 된다고 해서 앉아있지도 못하고(30시간 가까이 누워있는것도 못할짓이더라구요ㅠ 등에 욕창 생기는줄..), 금요일 밤 12시부터 굶어서 힘도 없고, 내진은 너무 아프고..

남편에게 우아한 나이고 싶었는데 분만실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원초적인 모습 다 보여줬네요ㅠ

가장 힘들었던건 뭔가 진행이 되면 희망이 보일텐데 진행이 더디니까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고통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무서웠어요.

글을쓰다보니 극한 출산 경험담을 적고 있는 것 같은데^^

담당 선생님이셨던 채용화 과장님을 칭찬하고 싶어 시작한 글이에요.

분당제일여성병원에 처음 갔을때 랜덤으로 배정받은 선생님이지만 항상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에 난 운이 좋구나 생각하며 진료를 받았었는데요.

출산날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날 채용화 쌤은 오프셨지만 전화로 진행상황 묻고 남편과 통화하고 수술 결정하고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수술하러 나와주셨네요.

진통한 시간이 억울해서 수술하기 전 많이 울긴 했지만 끝까지 다정했던 채용화 쌤 덕분에 안심하고 수면마취 당할 수 있었어요.

아가도 건강히 잘 태어났고, 제 몸도 잘 회복하고 있어 더더욱 감사드려요.

아직까지 둘째 계획은 없지만ㅎ 만에 하나 그런일이 또 생긴다면 채용화 쌤과 함께하고 싶네요.

선생님 감사해요~